궐기대회 성공하려면....
<취재 25시>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는 최근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5월 중으로 자동차보험정비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자들은 이번 궐기대회를 앞두고 업계가 요구하는 선에서 보험정비요금이 책정되기를 희망하지만, 한편으론 “보험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득이 될 것이 뭐가 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정비업계는 지난해 정부 및 보험사를 상대로 궐기대회, 1인시위 등을 전개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한 채 보험사와의 관계만 서먹하게 만들었다.
지방의 한 사업자는 “정비공장에 출입하는 보험담당자의 눈밖에나면, 보험사의 협력업체나 입고지원업체를 지정받을 수 없다”면서 “이번 궐기대회에 참석해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연합회로서는 “전국의 4500여명의 조합원 모두 참석해서 단합된 힘을 보여주자”는 호소문을 전달하면서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비업계가 보험사를 상대로 개최했던 궐기대회가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데 실패했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었는지 냉철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
한쪽에선 머리띠 두르고 보험사와 피 비린내 나는 생존권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선 입고지원을 미끼로 ‘밀실 계약’을 추진하거나 적당선에서 ‘합의’를 종용한다면, 단적인 예지만 정비업계의 미래는 없다.
실제로 이번 궐기대회의 성공여부는 ‘각 시도 조합 및 조합원들이 얼마나 참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궐기대회를 주최하는 연합회측의 내부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지난 3월 연합회장 직위가 상실된 정병걸 전 서울조합 이사장이 최근 연합회 임시총회에 참석해 ‘서울조합 이사회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 판결문을 앞세워 “서울조합의 제명 결의가 무효가 됐으니 회장직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그러나 연합회 및 현 집행부에 대한 ‘반감’으로 이번 궐기대회에 고의로 참석하지 않는 조합이 있다면, 그 조합이나 산하의 정비업체들은 보험사의 약점을 드러내며 보험사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조합원은 “연합회의 회원은 17명의 조합 이사장이기는 하지만, 전국 4500여명의 조합원의 뜻을 무시하는 이사장은 연합회 회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궐기대회와 같은 업계 사활이 달린 문제를 앞두고 내부문제에 혈안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내부 문제와는 별개로 연합회의 순기능적 측면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얘기다.
전국의 사업자들은 ‘궐기대회’와 같은 상징적인 모습에 그치지 말고 업권 보호 등 실질적인 현안 해결에 적극 협력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상민 기자 : lsm@gyotongn.com [교통신문 2008. 4. 30 기사 발췌]